윤금초 사설시조집『뜬금없는 소리』2018. 3. 12
그래 조금 털어낼까, 세상사 일만 이내를.
부도암 가는 샛길이 온통 붉은 융단이다. 직박구리 낭랑
한 울음 잠든 숲 흔들어 놓고 후두둑 눈물처럼 처연하게
떨어지는 저 산동백! 떨어진 꽃을 밟고 꽃을 밟고 가기 저
어하여 미안타, 참 미안타, 피하려도 피할 길 바이없네.
내 막상 떠나는 길은 꽃의 뒷등 적시고...
- 윤금초 시인의 사설시조「미황사 부도암」전문, p.25
마지막 여래 말씀
귀여겨듣고 가게나.
못 쓰는 화살처럼 쓰러져 누워 옛 일을 돌아본들 허, 허,
무엇하랴. 잠 못 드는 보살할미 밤이 길고, 노곤한 길손
갈 길이 머나멀다. 다갈라 그 향기가 아무리 짙다 해도 구
경삼매(구경삼매) 비할 수 있겠는가. 어둠 쪼는 목탁소리 해
가 반쯤 휘어지고, 은백양 마른 잎이 화룽화룽 타고 있다.
숟갈은 음식 맛 모르듯, 촛불 든 장님 제 눈을 밝히지 못한
다 헛바람 든 낯 못 감추고 헐렁하게 웃는 저 쑥부쟁이.
윤회다, 윤회로구나.
경을 치는 법구경(법구경)
*다갈라, 범어로 향이란 의미.
- 「다갈라,* 다갈라」전문, p.133
제3회 조운문학상 수상 기념이라 되어있는 윤금초 선생님의 시집 '뜬금없는 소리'를 펼쳐 본다.
아직도 시조의 길 출발길에 머물러 있는 내게 잠시 버겁기까지한 작품집.
차분히 읽고 또 읽고, 감히 내 것으로 만들기까지 부단히 공부해야할 과제이다.
어느새 십 여년 전인가, 2006년 제11회 현대불교문학상 시상식 때 윤금초 선생님을 처음 뵈었다.
시상식이 거행되는 조계사 불교박물관 입구 시상식이 시작되기 전이었다.
저만치 한켠 작은 벤치에 앉아계시는 윤금초 선생님을 발견하고 무작정 그 곁으로 가서 옆에 앉았다.
작품으로만 접하다가 처음 뵈니 무슨 말부터 꺼내야할까 잠시 망설였던 기억이 순간 떠오른다. 하하...
선생님의 시집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늘 건강 하시길 기원합니다.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시인의 말.
차례. 시집에는 '뜬금없는 소리'를 연작으로 사이 사이 타제의 작품들과 어울려 실려있다.
모두 114편의 작품이 5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아직은 보리누름 아니 오고」p.13
「손가락 글씨」p.157
해설1. 김학성(성균관대 명예교수)「사설시조, 현대의 하늘을 날다」pp.168-184.
해설2. 이지엽(경기대 교수)「자유정신의 구현과 여성성」pp.185-202.
표사. - 김학성(성균관대 명예교수)
- 이지엽(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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