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ry/발표작·詩

■시/ 손 안의 윤회 《불교문예》2004년 겨울호

이원식 시인 2007. 11. 4. 21:09

■시

 

 

               손 안의 윤회

 

                                          이원식

 

 

한 바퀴 돌리면 어지러우실지 모르겠지만

바람을 빌고 또 귀담아 주는 부처의 손길

중학생 시절 어느 겨울날 산사(山寺)

뜨끈한 아랫목의 텁텁한 한 스님이 손수 꿰어 주신 염주

또래 누구도 만져보지 못한 최고의 선물이었다

어느새 수십 해를 벗해 온 빤질해진 그 선물을

훌쩍 그 시절 내 나이가 된 아들아이 손목에

걸어준다

신기한 듯 두 눈 속으로 보살같은

천진한 미소가 흐른다

거듭 세월이 흘러도

말없이 이어지는 동그란 숨결은 잘 돌아가고 있겠지

 

 

 

                           《불교문예》2004.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