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어젯밤 눈이 내렸다.
남쪽에 사시는 분들의 말씀으로는 그쪽에는 아직 눈이 오지 않았다던데.
엊그제 밤 조명등 불빛아래 잘 꾸민 연극 무대 같았던 주차장. 자동차들이 추위에 꼼짝 않고 있다.
작은 트럭 뒤에도 눈들이 쌓여 곤히 잠들어 있다.
하얀 눈을 보니 문득 떠오르는 생각 하나.
시조 한 수 기억해 본다.
[시조]
양로원 할머니가 본 것
이원식
창문밖 어렴풋이
흐린 눈에 비친 것은
온종일 눈에 덮인
하얀 세상이 아니었다
처마 끝 오갈 데 없이
떨고 있는
참새들이었다
졸시집『누렁이 마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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