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or Camera/디카 스토리·디카 시

아침, 눈[雪]을 보면서

이원식 시인 2007. 11. 21. 08:03

 또 어젯밤 눈이 내렸다.

남쪽에 사시는 분들의 말씀으로는 그쪽에는 아직 눈이 오지 않았다던데.

 

 엊그제 밤 조명등 불빛아래 잘 꾸민 연극 무대 같았던 주차장. 자동차들이 추위에 꼼짝 않고 있다.

 

 작은 트럭 뒤에도 눈들이 쌓여 곤히 잠들어 있다.

 

하얀 눈을 보니 문득 떠오르는 생각 하나.

시조 한 수 기억해 본다.

 

 

[시조]

 

 

양로원 할머니가 본 것

 

                          이원식

 

창문밖 어렴풋이

흐린 눈에 비친 것은

 

온종일 눈에 덮인

하얀 세상이 아니었다

 

처마 끝 오갈 데 없이

떨고 있는

참새들이었다

 

 

 

           졸시집『누렁이 마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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