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
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 김수영 시인의「거미」전문
입동이후, 요며칠 바람이 몹시 불고 날이 차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몸을 움츠린다.
그리고 화려하게 낙엽이 인다.
마지막 맵시를 부리고는 모든 것을 벗어버리는 나무.
버릴 때를 알기에 내일 다시 아름다울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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