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성 시집『루머처럼, 유머처럼』현대시학, 2015.10.15
1947년경 미국인이 북한산에서 털개회나무(수수꽃다리) 씨앗을
채취, 미국 땅에서 품종 개량하여 '미스김라일락'이라 명명했다. 지
금 한국은 그 꽃을 인기 화훼식물로 수입하는 나라다.
그까짓 이름쯤은
좋을 대로 부르세요,
바다 건너 기름진 땅에 모종된 두 살 배기
날러는 어찌 살라고 바리고 가시리잇고*
보랏빛 꽃그늘에 숨어 울던 미혼모처럼
말 안 해도 다 알아요, 그 아리고 쓰린 속내
"어머니, 보고 싶어요! 미안해하지 마세요"**
본디는 산모롱이 달이 낳은 수수꽃다리
위 증즐가 태평성대* 구절양장 개똥밭에
돌아와
서툰 모국어로
울먹이는 미스김.
*고려가요 <가시리>에서 부분 차용.
**미국에 입양된 어느 여인의 '친부모찾기' 연합뉴스 인터넷 기사 인용.
- 박해성 시인의 시조「미스김라일락」전문,p.103
다사다난했던 작년 시집을 열심히 읽지 못한 탓에 이제야 밀린 시집들을 본다. 느즈막히 읽어보는 대신 더욱
정성드려 읽어본다. 보내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쯤으로 해 둔다.
'비빔밥에 관한 미시적 계보'라는 첫시집을 보내 주셔서 아주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제목부터 또 내
용에서도 시조와 자유시의 구분을 굳이 그을 필요 없이 시선을 끌게 했던 시집이었다. 두 번째 시집인 '루머
처럼, 유머처럼'에서도 그 때와 감흥이 크게 다르지 않다. 시인의 사상 혹은 철학이 가득 아니 꽉찬 시집이다.
누가봐도 충실히 엮은 시집이라 생각할 시집이다.
제목들만 연이어 읽어보아도 어떤 메소드(method)의 접근을 느끼게 한다.
언젠가 행사장에서 대형 전문 카메라로 사진을 담는 시인을 보고 목례를 드리고 받았던 기억이 난다. 언뜻
떠올랐던 단어.
"프로페셔널(Professional)".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시인의 말.
차례. 시집에는 모두 82편의 작품이 4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붉다」p.12
「미스김라일락」p.103
「팽나무별곡」p.109
이경림 시인의 해설「존재의 먼먼 뿌리를 찾아서」pp.112-125
표사 - 이경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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