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숙 시집『은빛 소나기』책만드는집, 2011. 5. 2.
잔머리도
굵은머리도
이제 더는
굴릴 수 없어
무엇을 받쳐 들고
세상으로 나아가나
몸통만
덜렁거리며
길을 잃고
길을 갈 뿐
- 박명숙의 시조「토르소」전문(p.81)
서정성 짙게 배인 작품들 속에서 시인만의 품성 또한 오롯이 배어있음을 느낀다.
밖으로 나서기 보다는 한 번 더 관조적 시선으로 조심스레 자신만의 격(格)을 지켜가며, '늑장 여름이
막 탈고한 혼신의 역작 한 편'(「홍련 소식」중 초장)과 같은 자그만치 18년만에 생산해 놓은 시인의
첫 작품집을 아주 곱게 펼쳐본다.♣
"우리들의 시의식이 생체(生體)로 지니고 있는 '막(膜)'의 울림과 '끈(String)'의 이어짐으로 우리들의 영혼
을한껏 확장하여 시의 진정성, 그 핵에 온몸을 밀착시키는 황홀을 맛보게 한다. 조심스럽기는 하나 우리
시조가 전래적으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영탄과 과장을 이렇게 내밀한 긴장과 탄력으로 자리바꿈한 시조를
만나보기란 그렇게 쉽지가 않다. 그리고 그 간절함들은 빈틈을 용납하지 않는 막장의 그것들인데 단절이나
좌절의 그것이 아니라 '막장'의 힘으로 '열림'의 통로를 허락하는 자유의 그것이어서 시의 본령을 훌륭하게
수호하고 있는 시편들이다."
- 정진규 시인의 표사글 중에서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시인의 말.
차례. 시집은 67편의 작품이 5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초저녁」(p.13).
「작은 고모」(p.44).
「아버지-금강」(p.85).
유성호 교수(문학평론가, 한양대)의 해설「간결하고도 속 깊은 서정-박명숙론」(pp.102-123).
정진규 시인의 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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